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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2.09] 구매 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요소에 대해 생각해본 날
    경험치 쌓기/독서여행 2020. 2. 9. 15:25

    오늘 아침에 디커플링(Decoupling)이란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과정이 너무나 재미있었고 나를 흥분케 하여, 이번에 그 내용들을 블로그로 정리해보려고 한다.

     우선 이 책을 가볍게 소개하자면, 초반부는 현재 변해가는 비즈니스 흐름에 대해 움직이는 여러 기업의 사례를 소개하고, 중반부터는 현대 비즈니스 분석 및 전략 등에 알아볼 수 있다. (참고로 아직 나는 초반의 절반 정도밖에 읽지 못했다...)

    요즘 다양한 분야와 아이템으로 많은 스타트업 기업들이 나타나면서, 이미 기존에 자리잡고 있던 기업들을 공격하고 있다.
    에어비앤비, 우버, 아마존의 사례로 분석해보면, 이들은 무언가 특별한 서비스도, 혁신적인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다만, 고객의 소비패턴을 바꾸어 버림으로써 기존 기업이 고객에게 제공하던 가치사슬을 끊어버리는 역할을 한다.
    더 자세히 쓰면 글이 너무 길어지므로 생략.

    이러한 내용에 대해서도 정말 많은 흥미를 느꼈지만, 이보다 더 나를 자극시킨 부분은, '쇼루밍'에 대한 설명을 위해 붙여져 있던 '둘러보지만 사지 않는다.' 는 문장이었다.

    쇼루밍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확인 하고 온라인에서 최저가로 구매하는 소비패턴을 말한다.
    그래서 쇼루밍 옆에 붙어 있던 '둘러보지만 사지 않는다.'의 문장이 원래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둘러만 보고 사지 않는다'는 말이지만, 나는 이 문장을 보고 '제품을 사고싶도록 만드는 것이 무엇일까' 라는 생각과, 요즘 '아이패드 미니5'를 살까말까 고민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었다.

     

    #아이패드 미니5를 사고싶은 이유

    출처: www.apple.com

    최근에 퇴근하는 지하철에서, 어떤 여성 분이 자연스레 핸드백에서 아이패드 미니5를 꺼내어 사용하는 모습을 보고 휴대성이 엄청 좋고 편리해 보인다고 생각했다.
    그 뒤로 아이패드 미니5를 사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이 들어 유튜브에 '아이패드 미니5'를 검색해 사용후기를 찾아본다거나, 중고나라 가격을 알아보기도 했다. 현재 아이패드 6세대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어째서 돈도 없는 내게 그 비싼 아이패드를 하나 더 사고싶은 마음이 생기게 한 것일까.

    생각해보면, 내가 느낀 아이패드 6세대에 비해 아이패드 미니5의 장점은 겨우 '적당한 크기'라는 요소 하나 뿐이다. 이 하나 때문에 고가의 제품을 하나 더 산다는게 과연 옳은 선택일지 생각해본다면 아닐 확률이 크다.

    그러나 아이패드 6세대에는 없는 이 작은 요소 하나가 나에게는 엄청난 상상력을 발휘하게 했다.

    우선, 들고 나가기 부담스러워 밖에서 사용하지 못하는 아이패드 6세대와 달리, 그 때 지하철에서 아이패드 미니5를 꺼내 쓰던 여성 분처럼 마치 나도 가방에서 쉽게 꺼내 사용하는 내 모습을 상상했다.
    더불어, 한 손에는  아이패드 미니5를, 한 손으로는 애플펜슬을 잡고 전자필기용으로 사용하는 모습, 그리고 적당한 디스플레이 크기와 가벼운 무게로 편하게 들어서 영상을 시청하는 모습도 머릿 속에 그려지게 되었다.

    이처럼 상상 속의 내가 삶의 질 향상이나 지적 성장을 위해 '아이패드 미니5'를 활용하는 모습을 생각하니 엄청난 구매 욕구를 불러 일으키게 되었다. 마치 저것을 사용하면 내가 더 멋진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쓰다보니, 아이패드 미니5를 홍보하는 글이 되어버린 것 같다...)

    생각이 여기까지 다다랐을 쯤, 과거에 내가 광고의 놀라움을 정말 크게 느꼈던 제품 판매 사이트 하나가 떠올랐다.

     

    #감성 마케팅의 고수 'foreverspin'

    3년, 혹은 4년 전의 일이다.
    어떤 정보를 찾기 위해 열심히 구글링을 하던 중, 어떤 사이트의 광고 창에서 무슨 금속 재질로 만들어진 팽이로 보이는 모형 사진이 있고 그 밑에는 'foreverspin'이라는 문구만 달랑 나와있는 팝업 광고를 보게 되었다.

    너무나 단순했던 그 광고를 처음 봤을 땐, 저게 도대체 뭔가 싶었다.

    '설마 고작 팽이를 판매하려고 광고를 하는 기업이 진짜 있는건가?'
    '팽이는 그냥 어린 아이들 놀이 용도일 것인데, 저런 것으로 사업이 잘 될까?'
    '아니 우선 저 물건의 용도가 팽이가 맞긴 한가?'

    별의 별 생각이 많이 들었지만, 그 때는 광고를 굳이 클릭해서 들어가지는 않았다. 그럴 필요성까지 못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글링을 할 때마다 이 팽이 모형의 사진은 틈틈히 내 눈 앞에 등장을 했다. 마치 내게 '그냥 한번 들어와서 구경만이라도 해보아라'는 듯이 계속해서 나의 궁금증을 건드렸다.

    그리고 이 팽이 사진의 광고가 또 한번 내 눈 앞에 나타났을 때 이 광고를 클릭해서 해당 사이트에 접속했고, 대체 이 팽이 모형의 물건은 정체가 무엇인지 확인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처: foreverspin.com

    이 사이트에서 소개하는 글을 이러했다.

     

    WHY A SPINNING TOP? THERE WILL BE SOMETHING IN IT FOR YOU FOREVER.

    Perhaps you need a little boost in creativity or focus, or you need to de-stress a bit. Maybe you're in search of a gift that lasts forever or want to compare weight and touch different metals. Or you just like a bit of competition or you love minimalistic art. Engineers, kids, designers, collectors... No matter how old, how wise and how smart you become there will be something in it for you Forever.

     

    아티스트, 디자이너, 엔지니어,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감성을 자극시키는 문구였다.

    그에 뒤따라 나오는 영상은 더욱 크리티컬 했다.

    팽이를 소재로 한 감성적이고 어쩌면 또 예술적인 면을 보여주는 영상. 왠지 나를 지적으로 만들어 줄 수 있을 것 같은 요소와 심리적인 면을 강력하게 흔들어놓았다.
    더불어, 굳이 나한테는 필요없지만 이와 유사한 직종 또는 감성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에게 선물용으로도 엄청나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가격은 종류마다 달랐지만, 대략 하나에 10만원 정도로 판매하고 있었다...
    무려 10만원이다...상식적으로 겨우 금속 재질의 작은 팽이를 누가 10만원이나 주고 살까.

    만약 내가 이 사이트에서 보여주는 소개 글과 영상을 보지 않았다면 사고 싶은 생각은 절대로 들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그냥 이 가격에 판매하는 것을 보고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이트에서 보여주는 감성 마케팅은 이러한 나의 생각을 바꾸기에 충분했다.
    어떤 새로운 아이디에 대한 영감이 필요로 할 때나 집중력을 필요로 할 때, 또는 마음의 안정이 필요로 할 때, 이 팽이를 통해 내 스스로가 예술적이고 창의적이고 감성적인 사람이 되어가는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마치 그 영상에 나오는 사람들 중 한명인 듯.

    그리고는 이미 결제화면까지 넘어가버린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다행히 마지막엔 정신 차리고 취소를 했지만...

     

    여기까지 생각을 마치니, 어쩌면 잡다할 수 있었던 이 생각들에 대한 결론이 나왔다.
    고객들에게 자신의 제품을 예술적으로, 감성적으로 그리고 활용적으로 이용하는 상상력을 자극시키는 점이 참 중요하다고.

     

    #이러한 모든 생각을 가질 수 있었던 계기가 된 트레바리

    그냥 문득 신기했다. 디커플링은 현재 트레바리 스타텁-니나노 두번 째 모임 책으로 읽게 되었는데, 솔직히 내가 개인적으로 이런 책을 골라서 읽을 일은 절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막상 읽으니 너무 재미있고, 감탄하고, 여러가지 생각을 많이 가지기도 하면서 나한테 잘 맞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왠만한 소설 책보다 더 재미있게 읽는 중이다.

    내가 블로그에 이런 내용의 글도 쓸 것이라는 생각조차 못했다. 개발 관련 글을 써야하는데, 요즘들어 아주 그냥 이것저것 잡다하게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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