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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7] 대도시의 사랑법 - '사랑'에 대한 여러 의미, 그리고 형태경험치 쌓기/독서여행 2019. 9. 29. 15:12
우선 이 책은 내게는 익숙지 않은, 어쩌면 신선한 충격을 안겨 줄 수도 있는 '호모 섹슈얼'의 요소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읽다 보면 그러한 요소를 까먹을 정도로, 주인공이 누군가를 사랑해 가는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오히려 읽다가 가끔 한 번씩 '아 맞다! 주인공이 남자였지?' 하고 깜짝깜짝 놀랄 정도이다.
여기서 말하는 사랑은 연애감정에 대한 사랑도 있지만 우정애, 가족애 등 여러 의미의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우정에 대한 사랑 속에서 우울, 배신 등 주인공이 친구 재희에게 가지는 여러 감정의 모습들도 등장하고, 엄마와의 관계 속에서도 걱정, 그리움, 용서(비록 주인공이 엄마를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지만...)와 같은 감정을 가질 수 있는 상황들이 발생하게 된다.
사랑이라는 같은 단어 속에 들어있는 여러 의미, 또 그러한 사랑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의 형태를 느껴볼 수 있었다.
그러한 여러 형태의 사랑을 해 나가는 주인공의 삶, 감정은 이 책을 통해 많은 모습으로 보여지지만, 왠지 내게는 모두 쓸쓸하게만 느껴졌던 것 같다.
실제로 '대도시의 사랑법' 내에 구성되어 있는 여러 에피소드의 마지막이 마냥 해피엔딩은 아니었으며(그렇다고 불행이라고 볼 수도 없는...), 어떠한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읽는 중에도 마지막이 '행복하게 끝날 것 같지는 않다'라는 것이 직감적으로 느껴졌다.
아마 주인공인 '나' 또한 그럴 것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러한 결과를 부정하고 싶고, 또 이겨보고 싶은 마음이 더 크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다 보니 중간중간에 나오는 주인공의 행복해 보이는 모습들 속에서 감추어진 슬픔이 더 크게 느껴졌다.
에피소드 중 '우럭 한 점 우주의 맛'은, 주인공인 '나'는 열정적으로, 그리고 당당한 사랑을 한 것이 비해, 상대방인 '형'은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질병' 그리고 당당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렇게 '나'에게 간접적인 절망감을 주게 되었다.
에피소드 중 하나는(제목이 기억이 안 난다...), 같은 사랑을 하면서도 '나'라는 존재는 계속 제자리인 것에 비해, '규호'라는 인물은 '나'와 다르게 계속해서 자신의 삶에 대한 변화, 넓어지는 시야를 느껴가며 성장해 나간다.
변한 것 없는 자신의 모습에서 많은 절망감이 들었을 주인공이겠지만, 어쩌면 그 당시에는 지금 사랑하는 그 사람을 위해, 또 그 감정에 충실하고 열정적으로 사랑을 했던 '나'이기에, 후회가 없을 내적인 성장이 더 크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
실제로 주인공은 그렇게 살아온 삶에 대해 '후회를 했을까', 아니면 '내적인 성장을 하게 되었을까'라는 궁금증을 남기며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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