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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06] 표백 - 표백사회의 근본, 그리고 우리의 작은 영향력경험치 쌓기/독서여행 2019. 10. 6. 19:40
여기서 등장하는 '세연'이란 인물은, 이미 완벽해진 사회 안에서 우리가 이룰 수 있는 것은 없으니 우리는 이러한 시스템 안에서 순응하며 거기에 맞게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주장으로, 이를 벗어나기 위해 '자살'이란 행위로 맞서 싸운다.
이와 반대로 '휘영'이란 인물은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에 어떠한 방식으로든 각자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고, 그것이 크건 작건 상관없이 만족하며 살아가면 된다는 의지를 보여주게 된다.
이 두 인물은 사회라는 요소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표백을 읽으면서 나는 맨 처음 들었던 생각이 '돈'이었다.
어쩌면 실제로도 '완벽한 사회'라고 부를 수 있는 시스템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삶에 대한 바탕도 알고보면 '돈'이라는 요소가 클 수도 있다.(여기서 내가 말하는 '돈'은, 자본주의적 성격 또는 돈의 행복을 말하는 것이 아닌, 우리가 살아가기 위한 필수 요소를 말하는 것이다.)
주인공인 '적그리스도'(원래 이름이 뭐였지...)도 자신도 7급 공무원의 합격을 위해, 많은 공시생들과 똑같은 생활을 하게 되며, 부모에게 받던 지원이 끊기고 600만 원가량의 생활비를 도둑맞음으로 인해 보여주는 모습들도 결국 '완벽히 짜여진 사회'에 순응하며 살아간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자신이 자살하지 않도록 도와달라'며 '세연의 주장'을 반대한 '추'라는 인물과도 자신의 시험 공부를 위해 먼저 관계를 끊는 모습을 보여준다.
(난 '추'가 어차피 자살을 할 거면서 왜 자신을 지켜달라한 것인지 아직도 모르겠다..)
주인공이 보여준 공시생의 힘든 삶과, 그 삶의 목표인 공무원 이라는 직업, 즉 '돈'이라는 요소를 위해서이다.
나는 이 '돈'이라는 요소가 해결된 뒤에야, '세연'과 '휘영'이 말하는 주장에 대해 생각을 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만약 '가난한' 세연이 자살을 했어도, 지금처럼 표백 사회에서 벗어난 자유의지 자살이라고 말을 할 수 있을까?
나는 세연이 말하는 '더 이상 변화시킬 것이 없는' 표백 사회라는 기준을 잘 모르겠지만, 나는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으로 인해 변화된 정보사회 또는 4차산업 등 발전하는 시대만 봐도 마냥 완벽한 표백 사회라고는 볼 수 없을 것 같다는 주장이다. 부족한 부분은 항상 있고 시대는 어떻게든 변하며, 그 과정 속 영향력은 작게나마 우리 모두에게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적인 나의 감상은,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지금 세상에 어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지, 앞으로는 어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분명히 그것은 '스티브 잡스'나 '마크 저커버그'와 같이 이 세상을 움직이게 하는 큰 영향은 없을 것이다. 분명한 건 크고 작은 어떠한 집단에 나는 속해 있고, 그 집단은 다수에게 은근히 많은 영향력을 끼고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병권과 재벌의 아들인 '하비'의 자살이, 정말로 세연의 자살선언에 동감한 것인지, 아니면 마냥 완벽한 세연의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었던 것인지... 궁금증을 풀지 못한 아쉬움을 간직한 채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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